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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2019-04-29 14:10:25]

 
 옛날 서울 서대문밖에 '눈물의 다리'라는 지명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 개천에 나무로 겨우 건너가게 한 다리 이름이 누교(淚橋)라고 한 것에는 깊은 사연이 있다.

서기 1801, 1838, 1866년에 천주교 대박해가 있었고 이때 잡힌 교도들은 이 다리를 건너 처형장으로 끌려가서 참수형을 당했다.
교도들이 끌려올 때 가족과 친지들이 이곳까지 와서는 더 이상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고, 처형자의 외마디 소리를 들으며 몸서리를 치던 곳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엉엉 크게 울 수가 없었고 북받쳐 나오는 설움을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로 대신하였다.
남정네들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돌아서서 먼 산을 쳐다보며 갓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헛기침으로 고통을 대신했고, 여인네들은 옷고름이나 행주치마로 찍어내며 울었다.
가슴을 에이는 크나큰 슬픔 앞에서도 밖으로 표현을 한다든지, 다른 사람에게 보일만큼 울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체질화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를 혼자 울도록 슬프게 하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안으로 슬픔을 참고 견디도록 잘 훈련된 민족에게 슬픔을 주는 것들이 있다.
예수님 당시 철없는 인생들이, 한치의 하늘도 쳐다보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죽음을 향해가던 지도자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약간의 명예와 영원을 바꾸는 어리석은 인생들이 예수님을 슬프게 했듯이(19:41-44) 지금도 그렇다.
먼저, 그렇게 듣고, 외치고, 누려도 변화가 없는 세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매일 복음을 대하며 많은 설교와 가르침을 듣고, 또 다른사람을 지도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야할 현상이 바로 변화이다.
그러나 지금은 성도(聖徒)가 신도(信徒)가 됐고, 교회당 안에나 밖에나 별다른 차이가 없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증인이나 증거를 들어야 할 사람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

옛날에는 결혼한 사람만이 갖는 특권이 있었다.
그래서 총각들은 결혼한 사람을 선망하게 됐고 결혼 자체를 신성시했으나, 타락한 지금은 결혼한 사람이나 안한 사람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고 호기심도 없고 선망도 없다.
만났다가 헤어지면 그만이고, 맘에 들면 함께 있다가 정이 떨어지면 이별을 하는 타락된 시대처럼, 누가 그리스도를 이렇게 쉽고, 가깝고, 문턱이 없고, 비밀도 없으며, 가볍게 만들었는가.

막달라 마리아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죄를 고백하고 경외했던 예수님을,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죄인을 이기시고 부활 승천하시며 다시 오시겠다 약속하신 예수님을, 누가 이렇게 문제 해결이나 하고 축복이나 주는 무당신으로 만들었으며, 병이나 고치는 잡신으로 만들었는가?
다음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떻게 보면 교회 역사 중에 가장 훌륭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가 많은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디를 가나 훌륭한 설교를 들을 수가 있고 교회당은 항상 열려 있어 어떤 사람이고 사용할 수가 있으며, 교회 지도자들의 평균 학력이 대졸 이상으로 지성적 모자람이 없고, 진위 여부를 가릴 필요가 없이 목회자 중에 박사학위 소지자가 많이 있어 든든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분들은 확실하고 튼튼하며 커다란 주머니를 달고 다니면서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고 할 수 있고, 하나님과는 직통계시(直通啓示)로 은밀한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예수님도 모르겠다고 하신 재림 날짜를 어김없이 알아맞히고, 한 생명을 붙잡고 귀하게 여기시던 예수님이 부끄러워 하실 정도로 수천 수만 명의 신도를 다스리며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고 내쫓고 벌을 주고, 명령하며 지배하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질병이라면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하고, 중세 교황의 대를 이어 활동을 하는가 하면 일꾼이 없어 애를 태우는데 안식년을 지킨다고 편하게 여행을 하는 지도자들이 있어 가뜩이나 아픈 마음을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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