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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사람들

[ 2021-07-06 09:50:34]   

 
사람은 기억의 존재이다. 옛적 일을 기억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그 자취를 전승시키는 노력을 한다.

그런데 인간은 간사한 존재여서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자기와 관련하여 유익한 것만 기억한다. 그래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는 찬송가 가사에만 존재하게 된다.


근래에 옛 선배들의 공헌을 찬하하는 행사들이 많았다
. '하늘의 상급'이라고 설교하면서도 이 땅의 '훈장'에 감격하는 세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반열에 들지 못하고(?) 잊힌 사람들이 있다. 훈장을 받아도 열 개나 받을 수 있는 신앙의 선배들이 '잊힌 사람들'이 되었다.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 이들을 추억한다.


A
장로(일부러 그의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는 우리에게 '잊힌 사람'이 되었다. 총신대학이 인가를 받기 위해 법인을 구성해야 했다. 수익재산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재단 구성이 난망이었다.

이때 A장로는 자신의 염전을 수익재산으로 내어놓았다. 이것을 바탕으로 재단이 설립되었고, 총신이 정규대학으로 인가받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A장로는 총신대 학생기숙사 건축시에 이름 없이 거액을 냈다. 당시 어느 재벌 장로는 '전국 교회가 내는 만큼 내가 낸다'고 했으나 A장로는 이름 없이 헌신하였다.

세월이 지나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섬김, 그의 신앙을 기억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 S권사다(역시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분이다. 1935년부터 38년까지 평양여자신학교 교수를 하였다. 통합 측의 여걸들인 LJ 씨 등은 해방 후에야 평양여자신학교에 입학할 정도였으나 그 차원이 다른 분이다.

S권사는 월남하여 경북 지방의 고등성경학교에서 교수하였고, 훗날 여자신학교를 설립하여 여성 사역자들을 양성하였다. 그의 사역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전국여전도회연합회를 지킨 일이다. 1950~1954년 전국여전도회연합회 실행위원, 1955~1960년 전국여전도회연합회 부회장, 1960~1965년 전국여전도회연합회 회장으로 통합 측의 이탈 과정에서 여전도회를 지켰다.

우리 후배들은 너무 무례하였다. 1987년에 만 90세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총회기관지에 1단짜리 기사도 나지 않았고 도리어 '여전도회 성가대회' 기사만 가득하였다.

'잊힌 사람들.' 미안하고 죄스럽다.

그리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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